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란 점은 옛 문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오래된 지진 기록은 서기 2년인 고구려 유리왕 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는 그해 8월에 지진이 났다고 간략하게 전한다. 779년(신라 혜공왕 15년)에는 “3월 경주에 지진이 나서 백성들의 집이 무너지고 죽은 사람이 100명이 넘었다”는 지진 피해 기록도 있다. 현대적인 관측 기준으로 보면 규모 6.7 수준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1500건이 넘는 지진 기록이 남아 있다. 1643년(인조 21년) 7월에는 “울산에서 땅이 갈라지고 물이 솟구쳐 나왔으며 바다 가운데 큰 파도가 육지로 1, 2보 나왔다가 되돌아 들어가는 것 같았다”는 표현이 나온다. 해수면 변화에 대한 기록을 고려하면 당시 지진과 함께 해일도 발생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의 계기 지진 관측은 1905년 인천에 기계식 지진계 한 대를 설치하면서 시작했다. 이후 1936년 지리산 쌍계사 부근에선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해 주변 건물이 무너지고 도로가 파손되는 일이 있었다. 6·25 전쟁 중인 1952년 평양 인근 강서군에선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에서도 진동을 느낄 정도로 지진의 위력이 강했다고 한다. 규모 6.0 이상 강진이 한반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기상청은 1978년부터 본격적으로 계기 지진 관측을 하고 있다. 이후 한반도 남쪽에서 발생한 규모 5.0 이상 지진은 모두 9차례였다. 이 중에선 2016년 경북 경주 지진(규모 5.8)이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2위(규모 5.4)는 2017년 경북 포항 지진, 공동 3위(규모 5.2)는 2004년 경북 울진 앞바다 지진과 1978년 속리산(경북 상주) 지진이었다.